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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특정 브랜드 제품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확 뜨기 시작한다. 며칠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고, 심지어 품절 사태까지 벌어진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흔히 ‘SNS 바이럴 대박’이라 부른다.
그런데 정말로 SNS 바이럴은 매출을 견인하는 절대적인 변수일까? 단순한 노출의 축적일까, 아니면 일정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매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바이럴 전후의 검색량 및 매출 추이 변화를 분석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짜 핵심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바이럴 시점 전후 검색량 비교 – ‘기준선’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건, 지난 2023년 하반기에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국내 디저트 브랜드의 ‘말차 티라미수’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인플루언서 한 명의 릴스 영상 이후 일주일 만에 ‘전국 품절’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대대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을 활용해 검색량 변화를 시계열로 시각화했을 때,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 바이럴 시작 3일 전까지는 일일 검색량이 평균 270~300회 수준
- 인플루언서 영상 업로드 당일 1,100회 급증 → 3일 후 4,500회 도달
- 이후 10일 동안 ‘하향 안정’ 없이 3,000회 이상 유지
여기서 내가 느낀 건, 바이럴이 단순한 ‘스파이크’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선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반짝 관심으로 끝났을 것을, SNS는 소비자 기억 속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매출 변화는 얼마나 이어졌는가?
검색량 증가가 항상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POS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봤다. 바이럴 전후 30일간의 판매량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 바이럴 전 주간 판매량: 전국 25개 지점 기준 평균 1,200개
- 바이럴 직후 7일간 판매량: 평균 3,800개
- 바이럴 후 3주 시점: 평균 2,300개 수준 유지
즉, **최대치에서 급락하지 않고, 일정 수준에서 고착화된 ‘후광 효과’**가 유지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재미있었던 건, 서울 외곽, 수도권 위성도시 지역에서의 매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SNS 유입이 단순히 도심 소비자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된다는 걸 시사한다.
예전에 나는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면서, “검색량 늘어나도 매출은 그대로야”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콘텐츠가 진짜 잘 맞아떨어질 때, 검색은 ‘행동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성공하는 바이럴의 패턴 – 무엇이 사람들을 움직이는가?
이번 사례를 통해 도출된 핵심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짧은 시간 내 강력한 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일수록 전환율이 높다
- 구매 링크/경로가 명확할수록 실제 매출 전환 속도가 빠르다
- ‘이건 꼭 먹어야 해’ 같은 사회적 압력이 있는 콘텐츠가 더 오래간다
이와 더불어, 영상 제작자의 신뢰도와 팔로워 수보다는 해당 콘텐츠의 연출 방식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사실 예전에 내가 만들던 콘텐츠 중에도 ‘포텐’ 터질 수 있었던 게 몇 개 있었다. 그때는 브랜드 입장만 너무 고려하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 얼마나 ‘공감되고, 쉬우며, 실천 가능한가’를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꽤 아쉬움이 남는다.
바이럴 이후가 진짜다 – 지속 가능한 매출을 만드는 방법
분석을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 더 확인한 건, 바이럴 이후 브랜드의 반응이 매출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해당 브랜드는 바이럴 직후 다음과 같은 전략을 취했다.
- ‘#틱톡메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모든 지점에 안내 포스터 부착
- 기존 고객 대상 무료 시식 이벤트 진행
- 재입고 날짜를 실시간 공지하는 전용 SNS 계정 운영
이러한 피드백 루프가 매출을 일시적 상승 → 중기적 안착으로 바꾸는 힘이 된 것이다.
이 글을 쓰며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만약 내 상품이 바이럴 되면, 나는 그 이후에 어떤 준비가 되어 있을까?” 단지 노출에 환호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그다음 이야기를 설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결론 – 검색량은 시작이고, 매출은 설계다
✅ SNS 바이럴 이후 검색량은 단기간 수십 배 이상 급증하며 기준선을 바꾼다
✅ 매출은 검색량과 연동되지만, 링크 구조와 행동 동기가 함께 작용할 때 전환이 된다
✅ ‘바이럴 이후’ 브랜드의 반응 전략이 중장기적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 데이터는 감각을 넘어 행동 설계로 이어져야 한다
SNS에서 바이럴을 꿈꾸는 많은 브랜드가 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건, 그 순간보다 그 이후에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바이럴은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다. 그건 무대의 막을 여는 서곡에 불과하다.
다음에는 이 분석을 기반으로, “바이럴 마케팅의 실패 사례”도 한번 다뤄보고 싶다. 성공만큼 중요한 건, **왜 어떤 콘텐츠는 아무리 퍼져도 ‘매출로 안 이어지는가’**이니까.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해석만 잘할 수 있다면 말이다.